가수들의 병역문제가 수십년동안 걸쳐왔으면서 그들의 병역의무는 거의 성역으로 남아있던것이 사실이다. 요즘 가수들의 부상 후 언론에 대서특필되고 팬들의 걱정스러운 시선에 대한 동정심 유발 등은 고도로 지능화된 병역면탈의 예정된 언론플레이라는 견해도 새로울게 없다.

일부 가수의 관계자들이 병역면제를 위해 관련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주었다는 사실과 일반인의 3배를 상회하는 면제수치는 수면 아래로만 떠돌던 가수들의 병역비리가 과연 어느 정도까지인지 가늠키조차 힘들게 만든다. 멀쩡하던 가수가 갑자기 몇 달전부터 부상을 입었다는 듯이 고통을 호소하고, 병역면제 후 언제 그랬냐는 듯 연예계에 복귀하여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것을 보며 우리 국민들은 심한 위화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람들이 공인이라는 탈을 쓰고 병역면제가 마치 공인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데 한심하기까지 하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고 우리네 청소년들이 과연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사지 멀쩡한 가수도 군대 안 갔는데 왜 나만 입대하라고 해요?" 라는 한 청소년의 말처럼 영향력이 지대한 가수는 때에 따라서 청소년들의 정신을 파먹는 악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병역문제가 가수 개인의 문제가 아닌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얼마전 병무청에서는 HOT의 안승호씨와 유승준씨 등 재외국민 자격으로 연예활동을 하는 자에게 병역을 부과하겠다고 했다. 선전포고를 한 샘이다. 이제 이들이 할 수 있는 방법은 3가지다. 정직하게 병역의무를 수행하든지, 멀쩡하던 몸이 고장나서 면제받던지, 온갓 핑계로 가수 활동을 중단하고 자기나라로 돌아가든지......국민들의 지대한 사랑을 받는 그들의 처신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